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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자 제2 커리어

재능기부 강의 사례로 보는 퇴직자 제2 커리어

퇴직은 단지 직장에서 물러나는 절차적 과정이 아니다. 한 개인에게 있어 퇴직은 수십 년간 쌓아 온 경력의 마무리이자, 또 다른 가능성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특히 50대 후반에서 60대 초반에 접어든 중장년층에게 퇴직은, 남은 인생을 어떤 방식으로 설계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으로 이어진다. 이전 세대와 달리 평균 수명이 늘어난 오늘날, 퇴직 이후에도 최소 20년 이상을 사회와 단절되지 않고 살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이 시점에서 많은 이들이 ‘퇴직자 제2 커리어’라는 개념에 관심을 갖 시작한다. 단순한 재취업이 아니라, 본인이 쌓아 온 경험과 역량을 기반으로 새로운 역할을 수행하는 커리어다. 특히 최근에는 정년 이후에도 사회적 가치와 소득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는 형태로 ‘재능기부 강의’가 주목받고 있다. 경험 기반 콘텐츠를 전달하며 수익도 창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장년 퇴직자에게 매우 실용적인 선택지로 떠오르고 있다.

이번 글에서는 실제로 재능기부 강의를 통해 퇴직자 제2 커리어를 현실화한 사례를 중심으로, 강의를 어떻게 시작하고, 어떻게 수익과 의미를 함께 만들어 나갔는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단순한 이론이 아니라 실제 퇴직자가 겪은 과정과 전략을 중심으로 소개하므로, 퇴직 이후 삶의 방향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실질적인 가이드를 제공할 수 있고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퇴직자 제2 커리어로서 강의를 시작한 A 씨의 사례

A 씨는 지방 공공기관에서 33년 동안 근무한 후 60세에 정년퇴직했다. 그는 오랜 시간 조직 안에서 성실히 일해 왔지만, 막상 퇴직하고 나니 자신이 사회에서 완전히 분리된 듯한 고립감을 느꼈다. 매일 반복되던 출근이 사라진 후의 공허함은 생각보다 컸고, 하루하루 시간을 보내는 것이 점차 부담으로 다가왔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지역 도서관에서 우연히 열린 무료 강의를 들으며 강사라는 역할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A 씨는 본인이 경험해 온 다양한 실무 지식을 바탕으로 강의를 시작해 보기로 결심했다. 공공기관의 예산관리, 회의 운영, 행정 시스템, 정년퇴직 준비 과정 등은 일반인들에게는 낯설지만 흥미로운 주제였다. 특히 그는 퇴직 직전 몇 년 동안 스스로 준비해 온 연금 신청, 건강보험 정리, 가족의 재무 계획 수립 등의 과정을 주제로 ‘퇴직자 노후 준비’ 강의를 기획했다.

강의는 처음에는 무료로 진행되었다. 그는 지역 복지관, 평생교육센터, 도서관, 주민자치센터 등에 직접 연락해 강의 기회를 얻었다. A 씨는 파워포인트 자료를 직접 만들었고, 강의 흐름을 슬라이드 25장 이내로 정리해 청중의 이해를 돕도록 구성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는 이 강의에서 단 한 번도 ‘이론’을 중심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대신 자신의 실제 경험을 진솔하게 풀어냈다. 연금 신청 시 필요한 서류, 퇴직 이후 예상치 못한 세금 문제, 배우자와의 생활비 분담 등에 대한 현실적인 조언은 청중에게 높은 공감을 얻었다.

청중의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같은 시기를 준비하거나 이미 퇴직한 중장년 수강생들은 “다른 강의와는 다르다”, “실질적인 내용이 많아 도움이 된다”는 피드백을 남겼고, 몇몇 기관에서는 강사료를 제안하며 정기 강의를 요청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A 씨는 자연스럽게 재능기부에서 유료 강의로 전환하게 되었고, 이 활동은 그의 퇴직자 제2 커리어로 자리 잡게 되었다.

 

퇴직자 제2 커리어로 재능기부 강의를 시작한 사례

 

퇴직자 제2 커리어로서 재능기부 강의를 시작하는 방법

 

재능기부 강의를 퇴직자 제2 커리어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몇 가지 체계적인 준비가 필요하다. 먼저 가장 중요한 것은 강의 주제를 선정하는 과정이다. 이는 단순히 ‘내가 관심 있는 분야’보다는, ‘청중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경험’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주제가 있다. 퇴직 준비와 노후 재무설계, 조직 생활의 커뮤니케이션 노하우, 공공기관의 실무 행정 경험, 자녀와의 관계 회복 사례, 은퇴 후 건강관리 루틴 등. 본인이 실제로 겪고 이겨낸 이야기일수록 강의의 진정성과 설득력이 높아진다.

주제를 정한 뒤에는 강의 콘텐츠를 시각화하고 구조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A 씨는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콘텐츠를 구성했다. 첫째, 핵심 메시지는 하나의 강의당 3가지 이하로 제한했다. 둘째, 각 메시지마다 실제 사례를 1~2개씩 포함했다. 셋째, 강의 중간에 수강자와 소통할 수 있는 질의응답 시간이나 간단한 퀴즈를 배치해 몰입도를 올렸다.

강의 초반에는 수익을 목적으로 하기보다는 실전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복지관, 교회, 동사무소, 평생교육원 등에서 무료 강의나 재능기부 형태로 시작하는 것을 권장한다. 이 과정을 통해 청중의 반응을 확인하고, 강의 흐름을 개선할 수 있다. 이후 만족도가 높아지면 유료 강의 요청이 자연스럽게 들어오게 된다.

이와 함께 공식 강사 등록도 필요하다. 지방자치단체나 공공기관, 평생교육기관 등은 외부 강사 선정 시 ‘강사 이력서’, ‘강의 계획서’, ‘활동 이력’, ‘강의 후기’ 등을 요구한다. 따라서 이 자료들을 미리 준비하고, 포트폴리오 형태로 정리해두면 향후 지속적인 출강 기회를 얻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또한 오프라인 강의 외에도 온라인 채널을 병행하면 퇴직자 제2 커리어의 확장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다. 강의 요약본을 블로그나 브런치에 게시하고, 강의 내용을 영상으로 제작해 유튜브에 업로드하는 방식도 효과적이다. 이렇게 콘텐츠를 축적하면 자연스럽게 팬층이 형성되고, 온라인 클래스, 전자책, 뉴스레터 등의 추가 수익화 모델도 구축할 수 있다.

 

퇴직자 제2 커리어로서 강의가 갖는 진짜 의미

퇴직 이후의 삶은 단순히 경제적 생존을 위한 재취업이 아니라, 개인의 정체성과 가치를 다시 세우는 과정이다. 많은 퇴직자가 새로운 직업을 원하지만, 현실적으로 재취업의 문턱은 높고 한계가 많다. 반면, 강의는 누구나 가진 ‘경험’만으로도 시작할 수 있는 접근 가능한 커리어다. 게다가 사회적 기여와 소득을 동시에 실현할 수 있어 퇴직자 제2 커리어로서의 실효성이 크다.

재능기부 강의는 단순한 지식 전달을 넘어선다. 그것은 삶의 궤적을 나누는 활동이자, 세대 간의 지혜를 전수하는 통로이며, 스스로에게는 존재 가치를 재확인하는 과정이다. A 씨의 사례처럼, 경험을 체계화하고 콘텐츠화할 수 있다면 누구나 강사가 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완벽한 자격증이나 경력이 아니라, 진정성 있는 경험과 전달력이다.

퇴직자 제2 커리어는 거창한 출발이 아닌, ‘오늘 내가 가진 것을 나누려는 마음’에서 시작된다. 지금까지 살아온 삶은 그 자체로 가치 있는 자산이며, 이를 다른 이들과 나누는 순간 새로운 커리어의 문이 열린다. 재능기부 강의는 퇴직 이후의 삶을 단지 채우는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의미 있게 살아가는 방법을 제시해 주는 실질적인 대안을 주며, 가이드라인을 제공한다.